보이지 않는 분노가 사회를 움직인다.
분노를 다스리는 힘이 없으니 자신보다 더 약한 존재에게 폭력을 가하고, 자신도 그렇게 당했으니 정당하다는 느낌을 갖는 것 같다.
요즘 보도되는 사건, 사고들을 보면서 분노게이지가 상당히 높아졌고, 사회가 스스로 정화할 수 없는 수위에 다다른것은 아닌가 심히 걱정스럽다.
이기지 못하면, 돈이 많지 않으면, 뭔가 남들보다 낫지 않으면 모멸감을 느껴야 하는 사회다.
많은 사람들은 "루저"라는 낙인이 두렵지만 더 많은 사람들은 "루저"라고 자학하며 살아간다.
아무도 보살펴주지 않고 자신의 마음을 알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
자신은 실패한 인생이라는 열패감.
어떤 희망의 근거도 찾을 수 없는 현실.
모두가 무관심한듯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도시의 삶에서 우리는 사회화되기 힘들다.
사회화의 붕괴...
경쟁만을 강조하며 끊임없이 싸움에서 져야만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원동력이 되어 한국 사회가 움직인다.
자본주의가 고착화되면서 자본뒤에 숨은 사회는 이미 그 기능을 상실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돈이면 다 되는 세상. 어떤것도 돈으로 살 수 있다는 신념.
그렇게 우린 사회를 규정해가고 있다.
그러는 사이 사회구성원이 공감하는 도덕적 규칙, 미덕이 사라지고 있는것이다.
학교에서 더이상 약한 친구 괴롭히지 말아라고 가르치지 않는다.
약한 친구를 괴롭히는 일에 죄책감을 느끼지도 않는다.
그냥 그렇게 왕따라이프를 살아가는 개인이 존재할 뿐이다.
사회가 그렇고 어른들이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은 왕따시키는 일이 당연하다.
왕따의 이유는 여러가지지만. 그들이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점이 공통적이다.
(소심해서, 뚱뚱해서, 가난해서, 약해서, 장애가 있어서, 공부를 못해서)
약한자는 살아남을 수 없다.
약한자는 더 약한자를 향해 보복하는 방법을 택한다.
보복의 사슬을 어떻게 끊을 수 있을까?
점점 더 빈번해지는 성범죄, 연쇄살인, 청소년들의 살인을 보면서 소름이 돋는다.
이젠... 귀신이 아니라 궁지로 내몰린 인간들이 무섭다.
사람들을 궁지로 모는 사회가 무섭다.
한마디로 "더러운 세상"이다.
도덕규칙의 일관성이 없다.
"도둑질 하지 말아라"
하지만 "큰 사기는 능력이다" (투기자본도 괜찮고, 기업사냥도 괜찮다.)
고스톱은 처벌 받지만, 투기는 처벌받지 않는다.
"성실해라"더니 "성실하기만 한건 죄악"이란다.
사람을 적당히 무시할 줄 알아야 살아남고, 자기힘을 과시해야만 인정받는다.
약자를 향한 동정심을 발휘 할 시간도 마음도 없는 것 같다.
약자를 보호해야한다는 말이 아니다. 약자도 인간이란 말이다. 혹은 생명이라는 것이다.
생명을 향한 존엄이 무너지기 시작한건.. 기업중심의 사고가 아닐까?
사람의 생명따위는 발생가능한 리스크 중 하나다.
경영자들은 다국적기업이 개도국에 공장을 지어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간 후 성공적으로 기업을 되파는 방식으로 배를 불리는 것을 리스크관리라는 이름으로 배운다.
우리나라는 지금도 미국의 그런 기업들을 못 따라해 안달이 나 있고. 삼성 반도체 공장은 직원의 백혈병을 끝내 보상해주지 않고 있다.
그리고.. 계속 꺠끗한 이미지, 젊은 이미지, 신선한 기업이라며 광고를 하면 끝이다.
사람들은 그렇게 힘든일, 어려운 일을 자꾸 생각하려 하지 않는다. 그냥 일류기업 삼성만 기억하면 그 뿐인 것이다.
삼성의 도둑질은... 도둑질이 아니라고 국가가 재판한다.
이제 우리 아이들에게 새롭게 가르쳐야 하지 않나?
돈을 훔치려거든 몇 조쯤은 훔쳐라. 그럼 그건 범죄가 아니니까.
녹색성장 부르짖으며 사대강 삽질하는 정부는 또 어떤가.
국가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자연과 환경따위는 중요하지 않다는 사고는 결국 돈이 되지 않는 모든 것은 하찮은 존재로 치부해버리는 생명에 대한 평가절하로 해석할 수 있다.
사람들은 세상이 자신을 향해 횡포를 부리는 것을 그대로 순응하는 듯 보이지만,
결국 왜곡된 시선으로 세상을 보는 대다수 루저들은 더 약한 존재에게 화풀이 하는 방식 말고는 스트레스를 풀수 있는 방법이 없는건 아닐까?
평소에 쌓아뒀던 원한과 분노를 술을 빌려 표현하는 일련의 사건들을 보며, 이건 술문제도 욕망의 문제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동성폭행....
동물학대...
살인...
청소년들의 살인...
연쇄 살인...
자살....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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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대강